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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udwig] 루드비히 엔딩 후 IF
    OC/One of those days 2019. 10. 3. 04:56

    예전에 울님과 풀었던 썰 정리하기.. 

     

    밤축 이후 IF 관계썰

    ; 아우렐리오의 죽음 이후에도 둘이 만나게 된다면? 에서 시작한

    루드비히의 꿈에 나타나는 아우렐리오

     

     


     

    루드비히는 부모님의 죽음 이후 이딜가의 저택을 떠났다. 재산싸움의 문제도 있었지만, 그 당시에도 그 스스로가 저택에 남기를 포기해 폴시타운에 위치한 작은 멘션에서 생활해온 것. 카펠로 본부를 떠난 뒤에는 도심가의 건물에서 홀로 생활하고 있으며, 이딜가의 저택은 벗어난 이후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현재 이딜가 저택은 폐가가 되었다. 루드비히의 친인척들마저 죽고 떠나 관리하는 사람이 더는 없었고, 값비싼 물건들만 어디론가 처분해 공허해진 저택은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었다. 샹들리에와 가구에 덮인 흰 천도 원래의 색을 잃은 채 먼지가 켜켜이 앉았고, 곳곳에 거미줄이 눈에 띄는 것은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엉망이다. 깨지거나 금강 창문을 덮은 식물의 덩굴 줄기는 그물처럼 저택을 감싼 채 매말라 한층 더 흉흉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어느 날 잠에든 루드비히는 익숙한 저택에서 눈을 뜬다. 곳곳에 세공된 몰딩과 조각들, 화려한 가구와 샹들리에는 분명 이딜가의 모습이지만 몇 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이럴 리 없다는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꿈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반대편에 서 있는 아우렐리오와 마주쳤기에. 

     

     

     

     


     

    아우렐리오는 이딜가의 저택에 서 있었다. 폐가가 된 현재의 저택에서 홀로. 

    아우렐리오 역시 어릴 적 화려한 저택의 모습만 보았던 터라, 처음엔 높아진 시야와 약간씩 달라진 구조 그리고 그때의 저택과 같은 곳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폐허에 바로 그곳을 떠올리지는 못했다.

    어릴 적 들어와 본 적이 있던 방에 도착해서야 의구심을 갖게 되었는데, 루드비히가 잠에 듦과 동시에 조명이 켜지고 방이 화려하게 바뀌고 나서야 이곳이 이딜가의 저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눈앞에 루드비히가 보이는 순간 확신한다. 어찌 된 영문인지 폐허가 되었지만, 이곳은 이딜가의 저택이고 우리 형제는 이곳에서나마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저택은 루드비히가 나타나야만 화려하고 밝은 형상을 보였다. 마치 그의 기억엔 밝고 화려한 모습의 저택뿐이라는 듯. 그러다가도 루드비히가 잠에서 깰 때가 되면 촛불과 전등의 불빛이 흔들리다가 하나둘씩 꺼져서 종래엔 희뿌연 달빛만 창문 위 넝쿨 사이로 들어오는게 전부였다. 

    꿈과 현실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서, 더 빠르게도 느리게도 흘렀다. 

    아우렐리오가 홀로 남은 저택은 어둡고 추운, 마치 잊혀진 공간 같았다.